어제 처음으로 대장 내시경을 해봤다. 하기 전에 정말 하기 싫은데,, 혹시 무슨 병이라도 있을까 봐 몰라서 검사를 해보게 되었다.
대장+ 위 내시경 하게 된 이유
갑자기 어느 날 배가 아파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그때 뭘 잘 못 먹어서였던 것 같다. 아무튼 보통은 배가 아프거나 하면 길어도 3일 이내에 괜찮아졌었는데 그때는 좀 길었던 것 같았다. 한 일주일~10일 정도 배가 아팠다 안 아팠다.. 설사가 났다가 안 났다가.. 하면서 나도 차도 헷갈리게 만들고 그러다 보니 계속 배가 신경 쓰였다. 때문에 그때부터 대장 내시경을 생각했던 것 같다.
몇 년 전 처음으로 위 내시경을 했을 땐 수면 내시경을 하지 않고 쌩~으로 내시경을 했었다. 아마 생으로 내시경을 해본 분들이라면 그 고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말 고통스러웠다. 그런데 왜 내가 생 내시경을 했냐 하면 수면하는 게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지금에서야 프로포폴이란 약물이 내게 부작용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때 당시 나는 약물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어떻게든 생으로 내시경을 하려고 했다. 총 3번을 생으로 도전했었다. 비강 내시경이라고 콧속으로 집어넣는 내시경도 있어서 도전해 봤었고 병원을 2차례 바꿔가며 했었다. 결국 생으로 하는 건 모두 실패했다. 그 당시를 생각해 보면 진짜 물고문받는 수준으로 힘들었던 것 같았다. 힘들고 겁나서 울고 싶었다.
결국 정말 어렵게 결정한 끝에 수면 내시경으로 받기로 했다. 어쨌든 수면 내시경을 하고 나서야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럴 거였으면 처음부터 수면 내시경을 했을걸...
하지만 어르신들은 쌩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걸 봤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고통에 대한 역치값도 올라가서 그런지 어르신들께 여쭤보면 쌩 내시경이 그다지 힘들지 않다고 하셨다. 나는 무지무지 힘들었는데..
그리고 아래 글은 위 내시경 후기와 그로 인해서 생겼던 공황장애가 생겼던 사건에 대한 글인데 혹시라도 보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나름 재미있음.
공황장애 발생원인/ 위내시경과 폐암검사로 인한 공황장애
공황장애 발생원인/ 위내시경과 폐암검사로 인한 공황장애
공황장애 발생원인 오늘은 제가 2015년도쯤 직접 겪었었고, 또 현재는 완치가 된 상황에서 예전 공황장애를 극복했던 경험을 전달해 드리려 합니다. 사실 하도 오래전에 겪었던 일이라 뭔가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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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이틀 전부터 서서히 검사를 준비하다.
예전에 한번 수면내시경을 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엔 그다지 겁나지 않았다. 그때는 다 큰 어른이지만 정말 겁이 났었다. 수면 약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수면내시경이란 게 완전히 의식을 없애는 것이 아니고 의식을 흐리게 만들고 엔도르핀 수치를 순식간에 높여서 고통을 잊고 기억을 잠시 잊게 해주는 것이었다. 어쨌든 수면 내시경을 저번에 해봤었기 때문에 이번엔 미리 겁먹지 않았다. 이번에도 평소 자주 가는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게 되었다.
대학병원이어서 그런지 대기 날짜가 길었다. 무려 한 달이나 기다려야 했다. 이번엔 마음을 좀 비웠기 때문에 검사가 시작되기 3일 전쯤까지 거의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편하게 지내려 노력했던 것 같다.
드디어 검사 시작 3일 전부터 천천히 검사 예약 지를 살펴보게 되었다.
검사 3일 전부터는 우유, 잡곡밥, 미역 등은 먹지 말라고 했었는데 그 말에 따라서 3일 전부터 이런 음식들은 안 먹었던 것 같다. 대신 검사 하루 전날 아침, 점심은 흰 죽으로만 먹으라고 했는데 나는 다음날 오후 시간이었기 때문에 전날 12시쯤 햄버거를 먹고 그날 저녁은 흰 밥만 물이랑 좀 먹고 그걸로 계속 버텼었다. 아무래도 계속 몸으로 움직이는 일을 하다 보니 전날 흰 죽만 먹고서는 너무 배고 플것 같아서 그랬다.
나중에 검사가 다 끝나고 찾아보니 보통 소화기관에 머무는 시간은 남성의 경우 33시간, 여성의 경우 47시간이나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아무래도 그때 햄버거를 먹지 말았어야 했나..
하지만 이것은 소화기관에 머물고 거기에서 전체적으로 음식물 양분을 흡수하는데 걸리는 총시간이고 보통 2~4시간 정도면 십이지장까지 음식물이 도달하고 보통 6~8시간 정도면 소장을 지나 대장까지 온다고 한다.
보통 약물들을 먹으면 설사로 음식물 찌꺼기들이 나오게 되는데 김이나 씨앗 같은 것들은 장 벽에 달라붙어 씻겨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어쨌든 검사 당일 새벽 병원에서 준 약물들을 먹고 나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3시간 안에 설사만 무려 40번 정도 했다.
정말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3시간 동안 설사를 무려 40번 가까이나 했다. 약물은 1차와 2차에 걸쳐서 먹어야 했다.
나의 내시경 검사 시간이 오후 1시 40분이어서 어쩔 수 없이 새벽 6시~7시 사이 1차 약물을 2차례나 먹어야 했고, 1시간 지난 후 8시~9시 사이 2차례를 먹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6시부터 9시 사이 총 4번에 걸쳐서 약물을 먹어야 했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500ml 플라스틱 병에 생수를 붓고 그 안에 쿨프렙산이라고 보이는 2개의 봉투를 타서 먹어야 했다. 이것을 총 4번 반복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쉽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3병 지나서 4병째 될 때쯤엔 도저히 안 넘어가는 거 억지로 억지로 먹었다. 이것만 먹는 것이 아니라 아래 조그만 글씨로 1차, 2차에 걸쳐서 생수 500ml를 추가로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해서 이것도 겨우 억지로 한 400ml 정도씩 마셨던 것 같다.
약물을 먹을 때 느낌은 나름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비타민c 레모나를 물에 타서 먹는 느낌이었다. 느낌은 괜찮았지만 매일 오전 9시 가까이 돼서야 늦게 일어나는 나로서는 새벽에 갑자기 일어나서 2l가 넘는 물을 마시려니 힘들었었다.
약물을 먹고 나서 한 20~30분쯤 흘렀을까 갑자기 장에서 신호가 왔다. 근데 정말 신기한 게 평소에 설사를 하면 배가 아픈 다음 설사를 하는데 이 약물을 먹고 나서는 전혀 배가 아프지 않았다. 그게 정말 신기했다. 대신 폭풍 설사가 나오는데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한 설사였다. 따발총도 아니고 끊기지 않고 계속 몇 분 단위로 나왔다. 나중에는 아예 변기에 앉아서 30분 정도 유튜브 보고 쉬었던 것 같다.
한 10시 정도가 지나니까 더 이상 나올 것이 없었고, 나중에는 더 이상 설사를 하지 않게 되었다. 어쨌든 정말 신기했던 건 배가 하나도 안 아프다는 것이었다.
대장 내시경 하러 병원에 가다.
시간이 되어 드디어 병원에 갔다. 수면 내시경을 할 때에는 보호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서 이번엔 와이프와 같이 오게 되었다. 참고로 수면 내시경을 하고 난 다음 보호자가 왜 필요하냐면 나처럼 약물이 잘 안 받아서 거의 용량을 최대치로 넣게 될 경우도 있고 사람에 따라서 약물을 넣은 후가 다른데 이번엔 내시경을 받고 나서 한 4~5시간 정도는 머리가 조금씩 어지럽고 약간씩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났던 것 같다. 그래서 보호자가 필요한 것 같았다.
어쨌든 예전에 한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엔 그렇게 겁이 많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큰 고민이 있었다..
지난번에 쌩으로 위 내시경을 했다가 3번이나 실패했었고 처음 내시경을 목 안쪽에 넣을 때 오바이트 하는 느낌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런데 이번엔 대장까지 하니 똥구멍이 먼저 고통스러울 것이냐, 아니면 목구멍이 먼저 고통스러울 것이냐,, 둘 중에 택해야만 했다. 나는 당연히 전자를 택했다. 다른 사람들은 위 내시경을 먼저 한 것 같았다.
간호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만 요청해서 순서를 바꾼 것처럼 보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목구멍 먼저 쑤시면서 오바이트 나는 느낌이 너무 싫었다.
참고로 예전에 수면 위 내시경을 했을 때에도 곧바로 수면으로 빠져들지 않았었고, 잠깐 필름이 끊겼다가 내가 손으로 막 뽑으려 했던 기억이 났었다. 이번에도 이런 일이 생길까 봐 정말 걱정도 되었고, 간호사들에게도 당부를 했다.
"제가 무의식적으로 위내시경 호스를 뽑으려 한다면 위 내시경 취소해 주셔도 괜찮아요. 꼭 좀 의사 선생님께 말씀해 주세요" 이렇게 당부를 했다.
드디어 내시경실에 들어갔고 들어가기 전 1차례 주사를 맞고 또 1차례 위 내시경 약을 먹었다. 들어가고 나서 다시 위 내시경을 하기 위해서 목을 마취하는 약물을 입에 머금고 있다가 30초 뒤에 삼켰다.
나는 정말 궁금했다. 이번에는 어디까지 생각이 날까.. 수면이 안되면 어쩌지.. 위 내시경 할 때 갑자기 깨면 어쩌지.. 하는 여러 가지 고민들이 생겼다. 그런데 이미 엎그러진 물이었다. 내시경실까지 들어왔으니 더 이상 갈 곳도 없었다.
내가 시작 전부터 너무 오버해서 그런지 나를 검사할 때는 한 6명 정도의 간호사들이 나를 둘러싼 것 같았다.
드디어 대장내시경 하기 전인데 약물은 이미 주사기를 통해서 들어온 것 같아 보였고 간호사들은 나보고 새우처럼 몸을 구부리라고 했다. 드디어 엉덩이 쪽에 느낌이 왔다. 내 평생 그렇게 심한 똥침은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다.
난 너무 아파서 "아,, 아직 마취가 안되었어요. 느낌이 다 나요. " 이 말을 몇 번 돼 새겼던 것 같다. 분명히 거기까지 기억이 나는데,,, 눈을 떠보니 이미 검사가 끝나있었다. 정말 검사가 끝났다니 다행이었다.
나는 또 궁금한 게 생겼다. 위 내시경을 잘 끝냈는가였다. 나중에 알아보니 일주일 뒤에 두 가지 검사 결과를 알아보러 오라는 것을 봐서 잘 마무리된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위 내시경을 할 때 아무래도 좀 심하게 몸부림을 쳤던 것 같았다. 왜냐면 목 마취가 끝나자 목이 너무나 아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교수님이 앞으로 나보고 수면 내시경 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했는데,,, 그 말씀하신 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그건 다음 주에 한번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마취가 잘 안 되니까 거의 최대치까지 넣고 또 위 내시경할 때도 많이 움직여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어쨌든, 이번에 무사히 검사를 마무리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종합해 볼 때 둘 다 아팠지만 그나마 나에게는 위 내시경보다는 대장 내시경이 덜 고통스러웠던 것 같았고, 대장 내시경이 좀 더 마음이 편한 것 같다.
아래는 내가 정말 무서워했던 반매복 사랑니를 뽑았던 후기 글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씩 보시길.
반매복 사랑니 발치 후기 / 사랑니 뽑은 후기
tv를 보고 있던 어느 날 갑자기 어금니 쪽이 욱신거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봤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잇몸이 부었나 보다 하고 생각하고 계속 넘겼다. 반매복 사랑니를 확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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